휘도는 휘어지기 때문에 휘도라고 부르는 것인가요?
한 20년 전에 디스플레이 화질 관련 교육을 하다가 어떤 분으로부터 이런 질문을 받았다. 잠시 어안이 벙벙했지만 곧 왜 그런 질문을 하게 되었는지 알게 되었고, 우리가 어떤 용어나 그래프로부터 받는 인상 (혹은 느낌)이 논리를 지배할 수도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우선 휘도(輝度)라는 단어가 어려웠다. ‘빛날 휘’라는 글자 자체가 많은 사람들에게 낯설 수 있고, 디스플레이의 휘도 특성을 설명하면서 비선형 톤 커브 (non-linear tone curve)를 보여 주고 있었으니 이렇게 휘어지기 때문에 휘도라고 부르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갖게 된 것이었다. 이처럼 어떤 낯선 개념을 낯선 용어와 그림으로 설명하는 것은 힘든 일인 것 같다. 하지만 그래도 지면에서는 글과 그림 밖에 동원할 수 없으니 설명을 잘 읽어 주시기 바라며, 혹시 질문이 있을 경우 이메일이나 전화로 연락주시면 성실히 답변 드리도록 하겠다.
휘도 (輝度, Luminance)
휘도는 한자 표현 그대로 ‘빛나는 정도’를 뜻한다. 우리말 ‘밝기’ 혹은 영어의 ‘Brightness’도 밝은 정도를 뜻하기 때문에 비슷해서 혼동될 수 있는데, 다음과 같이 기억해 주시면 되겠다. 밝기(Brightness)는 정확한 수치가 아닌 추상적인 밝은 정도를 뜻하기 때문에 사람에 따라, 상황에 따라 밝다 혹은 어둡다는 개념은 큰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반면에 휘도 즉, Luminance는 국제조명학회 (CIE)에 의해 그 밝은 정도의 단위가 정해져 있다. 따라서 과학적인 측정이나 분석, 혹은 상업적인 용도로 사용될 수 있다.
우선 빛의 속성을 구분할 때 아래의 그림과 같이 총 4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일단 태양이나 전구와 같은 광원은 빛이 사방으로 퍼져 나간다. 이렇게 사방으로 퍼져 나가는 빛의 총량을 Luminous Flux라고 하고 그 단위는 Lumens라 한다. 자동차의 헤드라이트나 랜턴과 같이 한쪽 방향으로 나아가는 빛의 강도를 Luminous Intensity라 하고 그 단위는 Candela라고 부른다. 그리고 일정한 면적 (1㎡)의 면(surface)에서 방출되는 빛의 총량을 휘도, 즉 Luminance라고 하고 단위는 candela per square meter (cd/㎡)라고 한다. 반대로 일정한 면적에 떨어지는 빛의 총량을 조도(照度, illuminance)라고 하며 그 단위는 Lux라고 한다.
우리가 사용하는 텔레비전이나 모니터, 프로젝터 스크린, 태블릿, 휴대폰 등은 모두 면에서 빛이 나오는 것이므로 휘도, 즉 Luminance에 해당하며, 단위는 cd/㎡를 사용하는데 편의상 니트 (nit)라는 표현을 사용해 왔다. 즉 nit는 cd/㎡의 구어적 표현이라 보시면 되겠다. 우리가 흔히 어떤 TV나 모니터의 휘도를 “300칸델라” 혹은 “500칸델라” 등으로 말하는 경우가 있는데 정확하게는 300 cd/㎡ 혹은 300nits라고 말하는 것이 맞다.
참고로 많은 교재나 자료에서 컬러에서의 휘도 (Luminance, Y)와 비디오에서의 밝기신호 (Luma, Y’)를 혼동하는 경우를 본다.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휘도는 면광원의 밝은 정도를 절대적인 수치의 단위로 표현한 것이다. 반면에 비디오에서 사용하는 YUV, YIQ, YPbPr, YCbCr 등에 있는 Y는 휘도가 아니라 감마를 적용한 후 휘도를 0 ~ 1 사이로 정규화시킨 상대적인 밝기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는 속성이다. 이를 구분하기 위해 흔히 Y’로 표기하고 루마 (Luma)라고 읽는다.
명암비 (Contrast Ratio)
명암비를 계산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우리가 흔히 모니터나 TV와 같은 디스플레이 제품들의 스펙에서 접하는 ‘명암비’는 가장 밝은 색의 휘도를 가장 어두운 색의 휘도로 나누어 주어 구한다. 즉, 백색(White)의 휘도 ÷ 흑색 (Black)의 휘도 = 명암비가 되는 것이다. 매우 단순해서 좋기는 한데 인간의 시각적 특성과는 차이가 좀 있다. 예를 들어, 어떤 모니터의 백색 휘도가 300니트이고, 흑색 휘도가 0.03니트일 경우 명암비는 300 ÷ 0.3 = 1000이 된다. 이를 흔히 1,000:1의 명암비라고 표현한다. 만약 백색 휘도가 300니트, 흑색 휘도가 0.03니트일 경우 명암비는 10,000:1이 된다. 하지만 실제 인간의 눈으로 느끼는 두 모니터의 명암비 차이가 10배가 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명암비가 10만대:1, 100만대:1이라고 해서 꼭 그 수치 차이만큼 강한 명암대비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참고로, 미켈슨이나 웨버와 같이 좀 더 현실적인 명암비 계산식들도 존재하는데,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계산식의 단순함과 과장된 수치가 가능하다는 마케팅적 목적으로 인해 여전히 Contrast Ratio 방식이 업계에서 애용되고 있다.
Contrast Ratio = Lw / Lk
Michelson Contrast = (Lw – Lk) / (Lw + Lk)
Weber Contrast = (Lw – Lk) / Lw
Modified Weber Contrast (by Hwaung/Peli) = (Lw – Lk) / (Lw + 0.05)
※ Lw: Luminance of White, Lk: Luminance of Black
색공간 (Colors Space)
색공간이란 색의 속성에 따라 그 특성을 2차원 혹은 3차원 공간에서 정의한 것이다. 예를 들어, 빛의 3원색인 Red, Green, Blue의 속성을 반영하여 3차원 공간에 표시하는 것이 RGB 색공간이다. 반면에 인간의 눈이 인지하는 방식을 반영하여 색의 속성을 밝기(Lightness), 색상 (Hue), 채도 (Saturation)으로 구성하는 경우 이를 HLS 색공간이라고 부른다. 밝기(Lightness, L*)와 a, b 두개의 컬러 축으로 구성된 CIE LAB (혹은 CIE L*a*b)나 밝기 신호와 색차 신호로 구성된 YUV, YPbPr, YCbCr 등도 이와 유사한 컨셉이라 하겠다.
한편, CIE에서는 1931년에 CIE XYZ라는 색일치함수 (Color Matching Function)를 기반으로 한 CIE xy 2차원 색공간을 표준화하였다. 이를 통해 색을 기술적, 산업적,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수학적 모델이 완성된다. 이후 CIE uv (1960년)와 CIE u’v’ (=CIE UCS, 1976년)라는 좀더 시감적으로 개선된 2차원 색공간과 CIE LAB라는 3차원 색공간이 표준화되었다. 이러한 색공간을 Color Appearance Model (CAM)이라고도 부르는데, 2000년대 들어와 좀더 시감과 일치하는 보완적인 계산식들이 도입된 CIECAM02가 제안되었는데 상당히 복잡해서 산업 현장에서는 별로 사용되지 않고 있다.
색역, 색재현범위 (Color Gamut)
색공간 (Color Space)가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색의 속성을 3차원적으로 표현하는 모델인 반면, 색역 혹은 색재현범위라고 번역할 수 있는 Color Gamut은 어떤 디스플레이가 가진 색 표현 능력을 특정 색공간안에서 표시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A라는 모니터의 RGB 3원색을 계측했을 때 나오는 X, Y, Z 값을 CIE xy 2차원 색공간에서 표시할 경우 R, G, B 3개의 점을 이으면 삼각형이 된다. 이 삼각형의 면적을 A라는 모니터의 색재현범위 혹은 Color Gamut이라 한다. 이를 CIE xy과 아닌 CIE uv나 CIE u’v’ 혹은 CIECAM02 색공간에서 표현할 경우 삼각형의 모양이나 넓이는 다 달라진다. 따라서 Color Gamut은 어떤 색공간에서 표현하거나 계산하는지에 따라 달라지는데 아직까지도 그 계산의 편리성으로 인해 (인간의 시감과는 차이가 좀 많지만) 여전히 업계에서는 CEI xy를 기반으로 주로 표현하거나 계산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TV 세트나 모니터에는 Brightness나 Contrast 조절 기능이 있다. 버튼이나 돌리는 Knob 형태로 조절할 수도 있고, OSD 메뉴로 들어가 리모컨으로 제어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 Brightness와 Contrast는 위에서 살펴 본 Brightness, Luminance, Contrast Ratio와는 또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인지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디스플레이의 Luminance (흔히 Brightness라 잘못 말하곤 한다)와 Brightness Control은 별개로 생각하시기 바란다. Brightness Control을 조절하면 디스플레이의 휘도가 달라지기는 하지만 그 명칭이 주는 느낌과는 좀 다르다. Contrast Control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걸 올리면 명암대비가 높아지나?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Brightness Control
가장 많이 사용되는 용어이지만 제조사에 따라서는 다른 용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원리 측면에서는 Offset Control의 개념이라 할 있고, 수학적으로는 더하기/빼기 (+/-)의 개념이라 할 수 있겠다. Sony에서는 Black Level Control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데 과거 지배적 디스플레이었던 CRT의 경우 그 특성상 Brightness Control을 조절하면 밝은 색보다는 어두운 색에 훨씬 더 많은 시감적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Contrast Control
역시 제조사에 따라 다른 용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원리 측면에서는 Gain Control에 속하고, 수학적으로는 곱하기/나누기 (×/÷)의 개념이라 할 수 있다. Sony는 이를 Picture Control이라 부르는데 영상의 전체적인 밝기와 어두움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참고로 현재의 LCD나 OLED는 CRT와 상당히 다른 발색 특성을 가지고 있기는 모든 표준이 CRT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디스플레이 제조사에서는 LCD나 OLED 역시 최대한 CRT 기반의 표준과 유사하게 만들고 있다. 따라서 LCD나 OLED 모니터나 TV의 Brightness와 Contrast Control 역시 CRT의 그것과 유사하게 동작한다.
모니터나 TV를 적절히 튜닝하기 위해서는 일단 Brightness를 최저로 설정한 뒤, Contrast를 최대로 높여 준다. 이 상태에서 32단계 Grayscale 패턴을 띄워 놓고 가장 밝은 색과 그 다음 밝은 색이 구분될 수 있는 수준까지 Contrast Control을 낮춰 준다. 그 다음으로는 가장 어두운 색 (Black)과 그 다음 어두운 색 (가장 어두운 gray)가 겨우 구분될 수 있는 수준까지 Brightness를 올려 주면 된다. 이 상태에서 밝은 색도 약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다시 Contrast를 약간 조절해 주면 된다.
좀더 정확하게는 아래와 같은 Pluge 패턴을 띄우고 Black을 맞추는 것이 좋겠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일반적으로 사무실 모니터나 가정의 TV는 대체로 밝은 환경에서 사용하기 때문에 이 정도로도 충분할 것이라 본다.
※ 이미지 출처: Wikipedia
Gamma Control
요즘은 Gamma라는 용어 대신 OETF (카메라 감마)나 EOTF (디스플레이 감마)라는 용어를 사용하는데, 아무래도 수십년 간 익숙해진 용어이니 이번 호에서는 Gamma에 대해 설명 드리도록 하겠다. 디스플레이 감마는 CRT (브라운관)가 가진 고유의 특성으로부터 나온 것이다. CRT의 전자총에 전압을 일정하게 높여 줄 때 화면의 밝기가 선형이 아닌 비선형적으로 증가하게 되는데, 그 특성이 대략 2.4 정도의 자승값 (power function)에 비례하는 것으로 계측되는데, 이러한 특성을 gamma라고 부르는 것이다.
그런데 감마는 디스플레이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카메라에도 있다. 디스플레이 감마가 CRT 고유의 특성을 반영한 자연스러운 것이라면, 카메라 감마는 목적을 가지고 만들어 놓은 인위적인 것이다. 카메라 센서로 들어오는 빛의 강도를 선형이라 했을 때, 카메라에서는 이를 먼저 (디스플레이 감마와 대략 반대가 되는) 비선형으로 변환시켜 준다. 이것이 바로 카메라 감마인데, 그 목적은 주어진 대역폭에서 최대로 효율을 높이기 위함이다. 인간의 눈이 밝은 계조간의 차이보다는 어두운 계조간의 차이에 더 민감하다는 특성을 이용해 어두운 계조에 더 많은 자원을 할당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참고로 업계에서는 흔히 “CRT의 감마 특성 때문에 카메라 감마를 만들어 넣은 것”이라는 식으로 잘못 교육시키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 결과적으로는 CRT 감마와 카메라 감마가 결합되어 일정한 톤을 만들어 내는 것이 맞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결론적인 것이다. 카메라 감마의 목적은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효율 향상이 목적이다. CRT의 감마가 문제였다면 CRT 모니터 TV에 간단한 회로 하나 추가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데 굳이 복잡하게 카메라에 CRT와 반대되는 감마 특성을 넣어 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 참고: 2022년 DVNEST 뉴스레터에 기고했던 기사입니다.
휘도는 휘어지기 때문에 휘도라고 부르는 것인가요?
한 20년 전에 디스플레이 화질 관련 교육을 하다가 어떤 분으로부터 이런 질문을 받았다. 잠시 어안이 벙벙했지만 곧 왜 그런 질문을 하게 되었는지 알게 되었고, 우리가 어떤 용어나 그래프로부터 받는 인상 (혹은 느낌)이 논리를 지배할 수도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우선 휘도(輝度)라는 단어가 어려웠다. ‘빛날 휘’라는 글자 자체가 많은 사람들에게 낯설 수 있고, 디스플레이의 휘도 특성을 설명하면서 비선형 톤 커브 (non-linear tone curve)를 보여 주고 있었으니 이렇게 휘어지기 때문에 휘도라고 부르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갖게 된 것이었다. 이처럼 어떤 낯선 개념을 낯선 용어와 그림으로 설명하는 것은 힘든 일인 것 같다. 하지만 그래도 지면에서는 글과 그림 밖에 동원할 수 없으니 설명을 잘 읽어 주시기 바라며, 혹시 질문이 있을 경우 이메일이나 전화로 연락주시면 성실히 답변 드리도록 하겠다.
휘도 (輝度, Luminance)
휘도는 한자 표현 그대로 ‘빛나는 정도’를 뜻한다. 우리말 ‘밝기’ 혹은 영어의 ‘Brightness’도 밝은 정도를 뜻하기 때문에 비슷해서 혼동될 수 있는데, 다음과 같이 기억해 주시면 되겠다. 밝기(Brightness)는 정확한 수치가 아닌 추상적인 밝은 정도를 뜻하기 때문에 사람에 따라, 상황에 따라 밝다 혹은 어둡다는 개념은 큰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반면에 휘도 즉, Luminance는 국제조명학회 (CIE)에 의해 그 밝은 정도의 단위가 정해져 있다. 따라서 과학적인 측정이나 분석, 혹은 상업적인 용도로 사용될 수 있다.
우선 빛의 속성을 구분할 때 아래의 그림과 같이 총 4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일단 태양이나 전구와 같은 광원은 빛이 사방으로 퍼져 나간다. 이렇게 사방으로 퍼져 나가는 빛의 총량을 Luminous Flux라고 하고 그 단위는 Lumens라 한다. 자동차의 헤드라이트나 랜턴과 같이 한쪽 방향으로 나아가는 빛의 강도를 Luminous Intensity라 하고 그 단위는 Candela라고 부른다. 그리고 일정한 면적 (1㎡)의 면(surface)에서 방출되는 빛의 총량을 휘도, 즉 Luminance라고 하고 단위는 candela per square meter (cd/㎡)라고 한다. 반대로 일정한 면적에 떨어지는 빛의 총량을 조도(照度, illuminance)라고 하며 그 단위는 Lux라고 한다.
우리가 사용하는 텔레비전이나 모니터, 프로젝터 스크린, 태블릿, 휴대폰 등은 모두 면에서 빛이 나오는 것이므로 휘도, 즉 Luminance에 해당하며, 단위는 cd/㎡를 사용하는데 편의상 니트 (nit)라는 표현을 사용해 왔다. 즉 nit는 cd/㎡의 구어적 표현이라 보시면 되겠다. 우리가 흔히 어떤 TV나 모니터의 휘도를 “300칸델라” 혹은 “500칸델라” 등으로 말하는 경우가 있는데 정확하게는 300 cd/㎡ 혹은 300nits라고 말하는 것이 맞다.
참고로 많은 교재나 자료에서 컬러에서의 휘도 (Luminance, Y)와 비디오에서의 밝기신호 (Luma, Y’)를 혼동하는 경우를 본다.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휘도는 면광원의 밝은 정도를 절대적인 수치의 단위로 표현한 것이다. 반면에 비디오에서 사용하는 YUV, YIQ, YPbPr, YCbCr 등에 있는 Y는 휘도가 아니라 감마를 적용한 후 휘도를 0 ~ 1 사이로 정규화시킨 상대적인 밝기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는 속성이다. 이를 구분하기 위해 흔히 Y’로 표기하고 루마 (Luma)라고 읽는다.
명암비 (Contrast Ratio)
명암비를 계산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우리가 흔히 모니터나 TV와 같은 디스플레이 제품들의 스펙에서 접하는 ‘명암비’는 가장 밝은 색의 휘도를 가장 어두운 색의 휘도로 나누어 주어 구한다. 즉, 백색(White)의 휘도 ÷ 흑색 (Black)의 휘도 = 명암비가 되는 것이다. 매우 단순해서 좋기는 한데 인간의 시각적 특성과는 차이가 좀 있다. 예를 들어, 어떤 모니터의 백색 휘도가 300니트이고, 흑색 휘도가 0.03니트일 경우 명암비는 300 ÷ 0.3 = 1000이 된다. 이를 흔히 1,000:1의 명암비라고 표현한다. 만약 백색 휘도가 300니트, 흑색 휘도가 0.03니트일 경우 명암비는 10,000:1이 된다. 하지만 실제 인간의 눈으로 느끼는 두 모니터의 명암비 차이가 10배가 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명암비가 10만대:1, 100만대:1이라고 해서 꼭 그 수치 차이만큼 강한 명암대비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참고로, 미켈슨이나 웨버와 같이 좀 더 현실적인 명암비 계산식들도 존재하는데,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계산식의 단순함과 과장된 수치가 가능하다는 마케팅적 목적으로 인해 여전히 Contrast Ratio 방식이 업계에서 애용되고 있다.
Contrast Ratio = Lw / Lk
Michelson Contrast = (Lw – Lk) / (Lw + Lk)
Weber Contrast = (Lw – Lk) / Lw
Modified Weber Contrast (by Hwaung/Peli) = (Lw – Lk) / (Lw + 0.05)
※ Lw: Luminance of White, Lk: Luminance of Black
색공간 (Colors Space)
색공간이란 색의 속성에 따라 그 특성을 2차원 혹은 3차원 공간에서 정의한 것이다. 예를 들어, 빛의 3원색인 Red, Green, Blue의 속성을 반영하여 3차원 공간에 표시하는 것이 RGB 색공간이다. 반면에 인간의 눈이 인지하는 방식을 반영하여 색의 속성을 밝기(Lightness), 색상 (Hue), 채도 (Saturation)으로 구성하는 경우 이를 HLS 색공간이라고 부른다. 밝기(Lightness, L*)와 a, b 두개의 컬러 축으로 구성된 CIE LAB (혹은 CIE L*a*b)나 밝기 신호와 색차 신호로 구성된 YUV, YPbPr, YCbCr 등도 이와 유사한 컨셉이라 하겠다.
한편, CIE에서는 1931년에 CIE XYZ라는 색일치함수 (Color Matching Function)를 기반으로 한 CIE xy 2차원 색공간을 표준화하였다. 이를 통해 색을 기술적, 산업적,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수학적 모델이 완성된다. 이후 CIE uv (1960년)와 CIE u’v’ (=CIE UCS, 1976년)라는 좀더 시감적으로 개선된 2차원 색공간과 CIE LAB라는 3차원 색공간이 표준화되었다. 이러한 색공간을 Color Appearance Model (CAM)이라고도 부르는데, 2000년대 들어와 좀더 시감과 일치하는 보완적인 계산식들이 도입된 CIECAM02가 제안되었는데 상당히 복잡해서 산업 현장에서는 별로 사용되지 않고 있다.
색역, 색재현범위 (Color Gamut)
색공간 (Color Space)가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색의 속성을 3차원적으로 표현하는 모델인 반면, 색역 혹은 색재현범위라고 번역할 수 있는 Color Gamut은 어떤 디스플레이가 가진 색 표현 능력을 특정 색공간안에서 표시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A라는 모니터의 RGB 3원색을 계측했을 때 나오는 X, Y, Z 값을 CIE xy 2차원 색공간에서 표시할 경우 R, G, B 3개의 점을 이으면 삼각형이 된다. 이 삼각형의 면적을 A라는 모니터의 색재현범위 혹은 Color Gamut이라 한다. 이를 CIE xy과 아닌 CIE uv나 CIE u’v’ 혹은 CIECAM02 색공간에서 표현할 경우 삼각형의 모양이나 넓이는 다 달라진다. 따라서 Color Gamut은 어떤 색공간에서 표현하거나 계산하는지에 따라 달라지는데 아직까지도 그 계산의 편리성으로 인해 (인간의 시감과는 차이가 좀 많지만) 여전히 업계에서는 CEI xy를 기반으로 주로 표현하거나 계산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TV 세트나 모니터에는 Brightness나 Contrast 조절 기능이 있다. 버튼이나 돌리는 Knob 형태로 조절할 수도 있고, OSD 메뉴로 들어가 리모컨으로 제어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 Brightness와 Contrast는 위에서 살펴 본 Brightness, Luminance, Contrast Ratio와는 또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인지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디스플레이의 Luminance (흔히 Brightness라 잘못 말하곤 한다)와 Brightness Control은 별개로 생각하시기 바란다. Brightness Control을 조절하면 디스플레이의 휘도가 달라지기는 하지만 그 명칭이 주는 느낌과는 좀 다르다. Contrast Control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걸 올리면 명암대비가 높아지나?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Brightness Control
가장 많이 사용되는 용어이지만 제조사에 따라서는 다른 용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원리 측면에서는 Offset Control의 개념이라 할 있고, 수학적으로는 더하기/빼기 (+/-)의 개념이라 할 수 있겠다. Sony에서는 Black Level Control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데 과거 지배적 디스플레이었던 CRT의 경우 그 특성상 Brightness Control을 조절하면 밝은 색보다는 어두운 색에 훨씬 더 많은 시감적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Contrast Control
역시 제조사에 따라 다른 용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원리 측면에서는 Gain Control에 속하고, 수학적으로는 곱하기/나누기 (×/÷)의 개념이라 할 수 있다. Sony는 이를 Picture Control이라 부르는데 영상의 전체적인 밝기와 어두움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참고로 현재의 LCD나 OLED는 CRT와 상당히 다른 발색 특성을 가지고 있기는 모든 표준이 CRT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디스플레이 제조사에서는 LCD나 OLED 역시 최대한 CRT 기반의 표준과 유사하게 만들고 있다. 따라서 LCD나 OLED 모니터나 TV의 Brightness와 Contrast Control 역시 CRT의 그것과 유사하게 동작한다.
모니터나 TV를 적절히 튜닝하기 위해서는 일단 Brightness를 최저로 설정한 뒤, Contrast를 최대로 높여 준다. 이 상태에서 32단계 Grayscale 패턴을 띄워 놓고 가장 밝은 색과 그 다음 밝은 색이 구분될 수 있는 수준까지 Contrast Control을 낮춰 준다. 그 다음으로는 가장 어두운 색 (Black)과 그 다음 어두운 색 (가장 어두운 gray)가 겨우 구분될 수 있는 수준까지 Brightness를 올려 주면 된다. 이 상태에서 밝은 색도 약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다시 Contrast를 약간 조절해 주면 된다.
좀더 정확하게는 아래와 같은 Pluge 패턴을 띄우고 Black을 맞추는 것이 좋겠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일반적으로 사무실 모니터나 가정의 TV는 대체로 밝은 환경에서 사용하기 때문에 이 정도로도 충분할 것이라 본다.
※ 이미지 출처: Wikipedia
Gamma Control
요즘은 Gamma라는 용어 대신 OETF (카메라 감마)나 EOTF (디스플레이 감마)라는 용어를 사용하는데, 아무래도 수십년 간 익숙해진 용어이니 이번 호에서는 Gamma에 대해 설명 드리도록 하겠다. 디스플레이 감마는 CRT (브라운관)가 가진 고유의 특성으로부터 나온 것이다. CRT의 전자총에 전압을 일정하게 높여 줄 때 화면의 밝기가 선형이 아닌 비선형적으로 증가하게 되는데, 그 특성이 대략 2.4 정도의 자승값 (power function)에 비례하는 것으로 계측되는데, 이러한 특성을 gamma라고 부르는 것이다.
그런데 감마는 디스플레이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카메라에도 있다. 디스플레이 감마가 CRT 고유의 특성을 반영한 자연스러운 것이라면, 카메라 감마는 목적을 가지고 만들어 놓은 인위적인 것이다. 카메라 센서로 들어오는 빛의 강도를 선형이라 했을 때, 카메라에서는 이를 먼저 (디스플레이 감마와 대략 반대가 되는) 비선형으로 변환시켜 준다. 이것이 바로 카메라 감마인데, 그 목적은 주어진 대역폭에서 최대로 효율을 높이기 위함이다. 인간의 눈이 밝은 계조간의 차이보다는 어두운 계조간의 차이에 더 민감하다는 특성을 이용해 어두운 계조에 더 많은 자원을 할당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참고로 업계에서는 흔히 “CRT의 감마 특성 때문에 카메라 감마를 만들어 넣은 것”이라는 식으로 잘못 교육시키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 결과적으로는 CRT 감마와 카메라 감마가 결합되어 일정한 톤을 만들어 내는 것이 맞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결론적인 것이다. 카메라 감마의 목적은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효율 향상이 목적이다. CRT의 감마가 문제였다면 CRT 모니터 TV에 간단한 회로 하나 추가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데 굳이 복잡하게 카메라에 CRT와 반대되는 감마 특성을 넣어 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 참고: 2022년 DVNEST 뉴스레터에 기고했던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