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중국 북경에서 개최된 BIRTV 2026 전시회에 다녀 왔다. 우리나라로 치면 매년 5월 COEX에서 개최되는 KOBA 전시회와 같은 성격이다. 8월에 개최되다 보니 무더운 여름 날씨가 힘들다는 단점은 있지만, 그래도 해외에서 개최되는 전시회 중에서는 지리적, 시간적, 금전적으로 가장 참관하기 쉬운 방송장비 전시회라 하겠다. 특히 작년부터 중국 정부가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고 있기 때문에 10만원 이상을 들여 번거롭게 비자 신청하는 문제가 없다 보니 우리에게는 더욱 가까운 전시회가 되었다.

물론 참관객을 별로 배려하지 않는 전시장의 인프라나 등록 시스템 등은 아직 매우 불편한 수준이지만, 비교적 저렴한 호텔 비용과 많이 저렴한 교통 비용은 큰 장점이다. 중국에서는 DD라는 서비스를 많이 이용하는데 우버와 카카오택시를 합친 성격이다. 호텔에서 4~5km 거리의 전시장까지 보통 2~3천원의 비용이 나온다. 공항까지 약 1만원 내외. 약 1시간 떨어진 거래처 방문시에도 편도 1.2만원 정도 나왔다. 파주 자택에서 김포공항까지 30분이면 가는데 편도 32,000원 나온 것과 비교하면 매우 저렴한 수준이다. 그리고, 소매치기나 도둑, 외국인 혐오 등 안전에 대해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점 역시 매우 큰 장점이다.

※ 출입증 배부처: 무더운 날씨에 강한 햇빛이나 비를 피할 수 없다.
방송장비 전시회라고는 하지만 카메라, 조명, 삼각대, 인코더/디코더, 레코더, 모니터, 스위처, 배터리, 컨버터, 케이블, 커넥터 등 촬영장비만 해도 무지 많은 품목이 있다. 여기에 네트워크 장비, 저장매체, 편집장비, 후보정 장비, 특수효과장비, 송출장비, 영화관 관련 시설이나 장비 등이 총 8개의 관 (Hall)에 분산되어 있다. 이렇게 많은 장비들 중에서 필자가 제품이나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좀 있는 분야인 디스플레이 중에서도 ‘방송용 모니터’에 대해 취재해 보았다.
[방송용 모니터]
방송용 모니터의 경우 크게 (1) 영상 제작 현장에서 활용되는 필드 모니터, (2) 방송국이나 스튜디오에 제작 및 모니터링 용도로 활용되는 스튜디오 모니터, 그리고 (3) 색상 보정 등에 사용되는 고사양의 프리시전 모니터 등 크게 3종류로 분류된다.
필드 모니터라고 하면 대게는 카메라 위에 얹어서 카메라의 영상을 보다 큰 화면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소위 Camera-Top 모니터를 연상하게 된다. 5 ~ 9인치 화면크기, 그리고 야외에서도 잘 보이도록 화면 밝기를 대폭 높인 고휘도 LCD 패널을 사용하거나, 햇빛을 막아서 볼 수 있도록 가림막 (Hood)를 장착해서 사용하곤 한다. 그리고 이러한 필드 모니터들은 카메라 감독이 초점 (Focus)이나 노출 (Exposure), 색감 등을 정확하게 설정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다양한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하지만 촬영현장에서 감독 및 다른 스태프들이 영상을 모니터링 할 수 있도록 17 ~ 24인치 정도의 모니터도 많이 사용하는데, 이런 모니터들 역시 고휘도이거나 정확한 컬러를 보여 주는 모니터들이 사용된다. 특히, 요즘은 현장에서 1차적인 색 보정 (Color Grading)을 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프리시전급 24~32인치 모니터가 사용되기도 한다. 이제 필드 모니터 분야는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 중국 업체들이 점령한 상태라 하겠다.
스튜디오 모니터의 경우 보통 다양한 영상 소스를 모니터링 하기 위해 17 ~ 24인치 모니터를 많이 사용해 왔는데, 10여 년 전부터 점차 대형 모니터나 (소비자용) 대형 TV에 멀티뷰어를 연결하여 하나의 디스플레이에 여러 개의 영상 소스를 표시하여 모니터링하는 방식이 크게 늘었다. 여러 장단점이 있지만 편리성과 경제성 측면에서 소비자용 대형 TV에 멀티뷰어를 연결하는 방식이 대세가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스튜디오 모니터는 영상 평가의 기준이라는 측면에서 계속 활용되고 있으며, 모니터링뿐 아니라 영상 편집용으로도 계속 활용되고 있다. 아무래도 전문적인 방송 제작에 있어서는 영상 인터페이스라든지 여러 종류의 지원기능이 중요하기 때문이라 하겠다. 현재 스튜디오 모니터 분야에서도 중국업체들의 비중은 압도적으로 보인다. 가격 경쟁력뿐 아니라 현장에서 사용하기 편리한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신속하게 대응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높은 수준의 영상 품질과 특히 색 재현 능력을 요구 받는 분야가 색 보정 (Color Grading) 작업일 것이다. 현장에서 촬영한 영상을 연출하고자 하는 분위기에 맞게 색을 보정해야 하는데 이 때 활용되는 모니터는 일단 매우 높은 수준의 표준 색 재현이 가능해야 한다. 예를 들어, HD 방송 표준인 ITU-R BT.709, UHD 방송표준인 ITU-R BT.2020, HDR 방송표준인 ITU-R BT.2100 표준의 컬러를 정확히 구현해야 한다. 또한, 다양한 색 조정 기능과 색 변환 기능을 지원해야 하며, 필요시 사용자가 직접 모니터의 색 보정 (Calibration)을 수행할 수 있는 도구 (소프트웨어)가 제공되어야 한다. 매우 영상 재현에 있어서도 높은 수준의 정확성이 요구되기 때문에 프리시전 (Precision) 모니터 혹은 Grade-1 모니터라 불린다. 과거에는 Sony 등 일부 글로벌 대기업에서 독점하던 시장인데 현재는 에이조 (Eizo)나 아수스 (Asus), 애플 (Apple), 델 (Dell)과 같은 소비자용 모니터 제조업체 및 방송용 모니터 후발주자들이 거세게 도전하여 상당한 시장점유율을 가져가고 있다.
방송용 모니터는 이렇게 크게 3가지로 분류될 수 있는데, 이들 3종을 모두 생산하는 회사도 있지만 대개는 이 중 한 두 가지에 특화되어 있다. BIRTV 2026에 참가한 모니터 제조업체들이 전시한 제품을 기준으로 분류를 하자면 아래와 같다.
| 필드 모니터 | 스튜디오 모니터 | 프리시전 모니터 |
ASUS |
|
| ● |
ATOMOS | ● |
|
|
DESVIEW | ● | ● |
|
EIZO |
|
| ● |
KONVISION | ● | ● | ● |
LILIPUT | ● | ● |
|
OSEE | ● | ● |
|
PORTKEYS | ● |
|
|
RUIGE | ● | ● |
|
SEETEC/Feelworld | ● | ● |
|
SONY |
|
| ● |
SWIT | ● | ● |
|
ZHUNZHENG |
|
| ● |
그럼, BIRTV 2026에 출품한 방송용 모니터 제조사들의 주요 제품을 (브랜드 명 기준으로) ABC 순으로 간략히 소개해 보도록 하겠다.
[ASUS]
아수스 (영어로는 에이서스)는 컴퓨터 핵심부품인 마더보드로 시작해 지금은 컴퓨터와 노트북뿐 아니라 모니터 등 다양한 주변기기도 생산하고 있는 대만의 제조업체 브랜드이다. 너무나 유명한 회사라 별도의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다. 10여년 전부터 전문가용 모니터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더니 약 5년 전부터는 방송용 모니터 시장에도 도전하기 시작해서 인상적인 제품들을 내 놓기 시작하였다. 약 6년 전에 Mini-LED를 활용한 32인치 프리시전급 모니터를 테스트해 보고 매우 놀랐던 기억이 있다. 비록 컬러의 정확성 측면에서는 아직 조금 부족했지만, 컬러 관련 기능의 컨셉이 잘 잡혀 있어서 향후 Sony와 Eizo를 뛰어 넘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6년 전의 생각이 이미 현실이 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미 뉴스 등을 통해 알고 있었지만 삼성의 QD-OLED를 채용한 Grade-1급 방송용 모니터들을 전시하고 있었다. 12G-SDI 입력단자까지 갖추고 있어 SDI를 HDMI로 변환해야 하는데 따른 불편함과 손실 (delay 등) 문제도 해결되었기 때문에 이제 방송과 영화 분야에서 사용하는데 주저할 이유가 거의 모두 사라졌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최고의 색 재현력을 자랑하는 삼성의 QD-OLED를 장착하였기 때문에 색재현 범위 (Color Gamut) 및 HDR 영상에서 중요한 다이나믹 레인지 (Dynamic Range) 측면에서도 기존의 Sony OLED 패널을 뛰어 넘는다. 혹은 LG의 WRGB OLED에 비해서도 방송용 모니터로서는 색 재현에서 장점이 많다. 자세한 내용은 나중에 기회가 되면 별도의 리뷰를 통해 다루어 보도록 하겠다.


[ATOMOS]
아토모스 (ATOMOS)는 원래 휴대용 녹화장치로 사업을 시작했는데, 이후 점차 레코더에 디스플레이를 크게 넣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레코더겸 모니터로 만들었다. ATOMOS 레코더는 캐논 5D 등 35mm 풀프레임 센서를 장착한 DSLR 카메라들의 멋진 화질을 HDMI로 받아 PRORESS 등의 고화질 코덱으로 녹화해 줄 수 있었기 때문에 한 때 각광을 받았다. 그리고 어차피 녹화기를 카메라에 올려야 했기 때문에 별도의 모니터를 올릴 공간도 부족했고, 녹화되는 영상을 제대로 보여줄 필요도 있었는데 여기에 스펙과 화질도 좋았기 때문에 ATOMOS의 레코더겸 모니터는 큰 인기를 끌었다.
이러한 인기를 바탕으로 17인치와 24인치 등 더 큰 화면에 레코더를 붙인 제품들을 출시하였고 꽤 많은 사랑을 받기도 했는데, 코로나 19 판데믹 이후로 점차 인기가 줄고 있는 것 같다. BIRTV 전시회에서도 작년에 이어 올해도 작은 부스를 차려 나와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큰 인기를 얻지는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아마 필드 모니터를 훨씬 더 저렴하고 기능적으로 만드는 중국 모니터 브랜드들이 많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미국 모니터 브랜드인 SmallHD는 아예 전시장에서 찾아 볼 수도 없을 정도로 시장에서 밀려나 버렸다.
[DESVIEW]
Desview는 비교적 최근에 등장한 브랜드로 기억된다. 아마도 처음 접한 것이 10년 이하가 아닐까 한다. 하지만 성장 속도는 상당히 빠르다. 카메라를 위한 소형 필드 모니터로 시작하여 지금은 중형 사이즈의 스튜디오 모니터까지 선보이고 있다. 부스 크기로만 봐도 작년의 2배 정도로 큰 부스를 꾸몄다. 작년에도 봤던 것 같기는 한데 부스 한 쪽을 프롬프터로 채웠길래 새로운 사업이냐고 물었더니, 원래 모니터보다 프롬프터 제품을 먼저 시작했다고 한다.
인상적인 것은 매우 다양한 사이즈의 카메라용 필드 모니터를 선보이고 있는데 5.5인치 모니터들의 경우 소비자 가격이 아무리 비싸도 $300가 채 안 된다는 것이고, 대부분은 100~200불 대였다. 중국 업체가 아니면 도저히 불가능한 가격이다. 7인치급도 400불이 안되고, 21~24인치 프로덕션 모니터도 1,000 ~ 1300불 대로 매우 저렴하다.



하지만 이 Desview 같이 가격으로 승부하며 성장해 온 제조사의 제품들조차 기능과 화질 구현에 있어서는 프로급이 되었다. 예를 들어, OLED 패널을 채용한 14인치와 16인치 4K 모니터는 피크 휘도가 1500nit나 되고, 50만대 1의 명암비를 지원한다. 아직 HDR은 온전히 지원하고 있는 못했지만 각종 부가기능 및 컨셉 제대로 잡힌 깔끔한 OSD 메뉴는 (과거 방송용 모니터를 만들었던 사람으로서) 부러운 수준이었다. 또한 프로덕션 모니터로 개발된 제품이라 손잡이, 스탠드, 후드 등 각종 액세서리도 잘 준비되어 있었고, 배터리 마운트와 추가적인 액세서리를 연결할 수 있도록 고안된 디자인이 돋보였다. SDI 및 HDMI 단자가 보호되도록 디자인된 부분도 인상적이었고, XLR 단자와 DC-Out 단자까지 갖춰 촬영현장에서 필요한 거의 모든 니즈가 잘 반영된 제품이라 생각된다.





[EIZO]
그래픽 등 전문가용 모니터로 유명한 일본의 에이조 (Eizo) 브랜드 역시 중국 시장에서는 전시장 한 켠을 지키고 있을 뿐이었다. 원래 에이조의 주력 사업 중 하나는 빠징고 기계라고 하는데, 브라운관 시절부터 높은 컬러 캘리브레이션 기술력을 바탕으로 그래픽용 모니터를 잘 만들기로 유명했다. 이외에도 의료용 및 항공관제용 모니터 등 특수한 제품들을 잘 만드는 업체이다. 하지만 방송용 모니터에서의 영향력은 미미하다. 삼성의 QD-OLED 패널을 받아 프리시전급 제품을 출시하였지만, 확장력은 높지 않아 보인다. ASUS가 12G-SDI까지 통합하는 등 본격적인 방송장비 시장에 뛰어든 반면 Eizo는 여전히 HDMI와 DP 기반이라 방송시장에 진입하는데 제약이 되어 왔다.
[KONVISION]
Konvision도 초기에는 소형 필드 모니터로 시작한 심천의 작은 제조사였지만, 높은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하여 지금은 소형부터 중대형 프리시전 모니터에 이르는 라인업을 갖추게 되었다. 중국 내수와 수출 시장 모두에서 제일 선전하고 있는 브랜드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삼성으로부터 QD-OLED 패널을 공급받아 최상급 프리시젼 모니터를 만든 회사들 중 하나가 될 정도로 성장한 것이다. 4K를 넘어 12G-SDI 4개를 통해 8K 영상까지 입력 받을 수 있는 모니터를 만들었고, SDR과 HDR 등 컬러 처리 능력도 일취월장하였다.



주목할 점은 이 회사가 작년에는 7인치 고휘도 LCD 패널을 장착한 소형 레코더 겸 모니터와 이 레코더 2개를 하나의 세트로 묶은 제품을 선보이기도 하였다. ATOMOS가 오랫동안 장악해 온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아직 시장의 반응이 그리 뜨겁지는 않은 것 같은데 이러한 도전은 매우 높이 살 만하다. 사실 필자도 오래 전에 TVLogic 사업부를 이끌면서 레코더를 모니터에 통합하려 기획하고 기술적 기반을 마련하기도 했었다. 여러 사정으로 인해 결실을 맺지 못했는데, Konvision 같은 작았던 회사가 열심히 개발해서 도전하는 모습을 보자니 참으로 부러웠다.


[LILIPUT]
중국 업체들의 브랜드 작명은 언제 들어도 낯설다. Desview, Liliput, Osee, Feelworld 등등 도대체 왜 이런 이름을 지은 것인지 감이 잘 오질 않는다. 하지만 그게 뭐가 중요한가? 품질 좋고, 가격 저렴하면 소비자로서는 최고다. Liliput 역시 위에 열거한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소형 필드 모니터에서 시작하여 중형 프로덕션 모니터까지 확장한 경우이다. 경쟁 업체들과 특별히 차별화되는 점은 없지만 무난한 성능과 무난한 가격으로 꾸준히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OSEE]
회사명 Beijing OSEE에서 OSEE를 그대로 브랜드로 사용하고 있다. 이 회사의 경우 중소형 프로덕션 모니터로 시작해서 지금은 소형 필드 모니터까지 확장한 것으로 기억한다. 최근에는 이 회사도 모니터 이외에 비디오 스위처 등으로 품목을 다각화시키고 있다. 비디오 스위처의 경우 GoStream이라는 브랜드를 붙였는데 (역시 비디오 스위처 전문업체에서 OEM을 받은 것이겠지만) 그래도 컨셉을 잘 잡아 쓰기 좋은 듯 보인다. 시장에서도 좀 판매가 되는 것 같다.



[PORTKEYS]
약 10년 정도 전에 전시회에서 처음 봤던 것으로 기억한다. IBC 전시회에 1개 부스로 출전했던 기억이 난다. 소형 고휘도 필드 모니터에 특화한 업체로 필자가 TVLogic에 근무할 때부터 눈여겨 보던 브랜드인데 그 간 많이 성장한 것 같다. 개별 제품에 대해서는 홈페이지에서 충분한 정보를 얻을 수 있으므로 이 지면을 통해서는 이 Portkey 브랜드가 전시하는 모습을 전달하려 한다. 작년에도 거의 같은 컨셉이었는데, 큼직한 부스의 벽 양면에 상당히 많은 정보를 직관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이 제품을 사면 어떤 좋은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떤 카메라들과 호환이 잘 되는 지를 높은 벽면을 가득 채워 보여주고 있다. 멋있다고 할 수는 없을 지 몰라도, (전시 해 본 사람 입장에서, 그리고 부스 앞을 지나가며 빠르게 훑어 보게 될 참관객 입장에서 봤을 때) 상당히 효과적인 방법이라 생각된다. 본 받을 만하다.




[RUIGE]
Ruige 역시 소형 필드 모니터에서 시작하여 중대형까지 확장한 브랜드이다. 다른 몇몇 브랜드와는 달리 필드 모니터, 혹은 프로덕션 모니터에 특화된 제품과 액세서리를 통해 전문성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이 칭찬할 만 하다. 같은 32인치 모니터라도 필드용은 Action이라는 서브 브랜드로 분리하여 판매하고 있는데 거친 촬영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튼튼한 모니터를 추구한다. 또한 세로 방송을 위한 고해상도로 모니터링 할 수 있는 3분할 모니터도 쓸만해 보인다.




[SEETEC/Feelworld]
중대형 스튜디오 모니터를 생산하던 SEETEC과 소형 필드 모니터를 주로 생산하던 Feelworld는 수년 전 합병하였다. 저렴한 가격과 다앙한 제품 라인업으로 경쟁력이 높아진 것으로 보이는데, 최근에는 비디오 스위처, PTZ 카메라 및 컨트롤러 등의 제품을 추가함으로써 더욱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제품들은 자체적으로 개발한 것이 아니라 스위처나 PTZ 카메라 전문 제조업체로부터 OEM으로 납품을 받은 것이라 구색 갖추기에는 좋으나 특별한 차별화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SONY]
SONY는 아직 모니터 제품 라인업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이번 BIRTV에서는 모니터 제품군에 대한 별도의 코너를 만들지도 않았고, 카메라의 영상을 보여 주기 위해 사용된 다양한 모니터에 대해서도 어떤 설명도 부착하지 않았다. 최소한 중국시장에서는 모니터 사업을 포기한 것이 아닌가 싶다. 이것은 중국 정부가 방송장비에 대해 국산만 사용하도록 강제하고 있는 현상과도 관계가 있지만, 수 많은 중국 브랜드들과 경쟁하기 힘든 수준이 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만큼 중국산 모니터들의 수준이 올라왔고, 그에 비해 가격은 Sony 제품의 절반 이하라 판매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SWIT]
SWIT 역시 소형 필드 모니터부터 시작한 중소기업이다. 지난 10여 년간 꾸준하게 비즈니스를 하고 있기는 한데 성장에 한계가 있어 보인다. 이미 수년 전부터 모니터 이외에 배터리, 무선 송수신기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하며 사업다각화를 하고 있지만 모니터 자체의 경쟁력은 DESVIEW 등 후발 주자에 밀리는 모양새다.


[ZHUNZHENG]
Zhunzheng의 부스는 항상 거대하다. 부스만 본다면 전세계 방송용 모니터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의 위상일 것 같지만 사실은 (필자가 보기에는) 허세다. 이 회사는 중국에서는 Zhunzheng이라는 브랜드로 팔고, 해외에서는 Flanders 혹은 FSI라는 브랜드로 판매한다. 중국 업체는 모니터의 개발과 제조와 중국내 판매를 담당하고, 제품의 기획과 컬러 캘리브리에션 등은 FSI라는 미국 판매사에 의존해 왔다. FSI가 무슨 대단한 컬러 기술을 가진 회사는 아니지만 앞선 컨셉과 꽤 영악한 방법으로 (당시 컬러에 대해 무지했던) 중국 업체와 잘 협력하여 꽤 쓸만한 수준의 컬러가 나오는 방송용 모니터를 만들게 된 것이다. 사실 이것도 대단한 것이다. 어쨌든 이런 이유로 인해 BIRTV에서 컬러 캘리브레이션 관련 데모와 세미나는 항상 FSI 직원들이 주도해 왔다. 문제는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를 대상으로 브랜딩, 마케팅, 영업을 하기에는 FSI라는 가족 회사의 한계가 분명하다는 것이다.




[이거 대단한데!]
사실 이번 BIRTV 전시회에서는 특별히 새로운 제품이나 새로운 기술적 이슈는 없었다. 방송용 모니터 역시 기술적으로, 그리고 시장적으로 성숙할 데로 성숙해 있어 많은 업체들이 배터리, 조명, PTZ 카메라, 비디오 스위처 등 사업다각화에 나서고 있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필자가 “앗, 이건 대단한데!”라고 느끼게 된 것은 전시회장이 아니라 시내의 한 쇼핑몰에서 휴대폰 가게를 구경할 때였다.
중국의 한 휴대폰 회사에서 짐벌 카메라가 내장된 휴대폰을 출시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이미 DJI의 OSMO와 같은 포켓 짐벌 카메라가 수년 전부터 큰 인기를 끌어 왔다. 이걸 휴대폰에 접목시킨 것은 괜찮은 아이디어일 수도 있겠지만, 제품의 가격이 꽤 비싸 차라리 필자라면 OSMO를 따로 한 대 사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정착 필자가 “이거 대단한데”라고 느낀 부분은 이 짐벌 카메라가 아니라 카메라에 접목한 ‘ARRI의 Color Look’이었다. 카메라의 하드웨어와 함께 소프트웨어까지 차별화한 것인데 LUT라는 옵션을 눌러 보면 여러 종류의 ARRI Look 중에 하나를 선택하여 내 사진이나 영상에 그 Look을 입힐 수 있게 해 준 것이다. 단지, 영화용 카메라와 조명으로 유명한 ARRI의 카메라 색감을 휴대폰에 접목한다는 것이 일반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 지는 모르겠다. 아마도 어떻게 마케팅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이는데, 필자에게는 이 휴대폰 카메라의 ARRI LUT가 LEICA 렌즈를 휴대폰에 접목한 것보다 더 신선하게 느껴졌다.


올해도 중국 북경에서 개최된 BIRTV 2026 전시회에 다녀 왔다. 우리나라로 치면 매년 5월 COEX에서 개최되는 KOBA 전시회와 같은 성격이다. 8월에 개최되다 보니 무더운 여름 날씨가 힘들다는 단점은 있지만, 그래도 해외에서 개최되는 전시회 중에서는 지리적, 시간적, 금전적으로 가장 참관하기 쉬운 방송장비 전시회라 하겠다. 특히 작년부터 중국 정부가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고 있기 때문에 10만원 이상을 들여 번거롭게 비자 신청하는 문제가 없다 보니 우리에게는 더욱 가까운 전시회가 되었다.
물론 참관객을 별로 배려하지 않는 전시장의 인프라나 등록 시스템 등은 아직 매우 불편한 수준이지만, 비교적 저렴한 호텔 비용과 많이 저렴한 교통 비용은 큰 장점이다. 중국에서는 DD라는 서비스를 많이 이용하는데 우버와 카카오택시를 합친 성격이다. 호텔에서 4~5km 거리의 전시장까지 보통 2~3천원의 비용이 나온다. 공항까지 약 1만원 내외. 약 1시간 떨어진 거래처 방문시에도 편도 1.2만원 정도 나왔다. 파주 자택에서 김포공항까지 30분이면 가는데 편도 32,000원 나온 것과 비교하면 매우 저렴한 수준이다. 그리고, 소매치기나 도둑, 외국인 혐오 등 안전에 대해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점 역시 매우 큰 장점이다.
※ 출입증 배부처: 무더운 날씨에 강한 햇빛이나 비를 피할 수 없다.
방송장비 전시회라고는 하지만 카메라, 조명, 삼각대, 인코더/디코더, 레코더, 모니터, 스위처, 배터리, 컨버터, 케이블, 커넥터 등 촬영장비만 해도 무지 많은 품목이 있다. 여기에 네트워크 장비, 저장매체, 편집장비, 후보정 장비, 특수효과장비, 송출장비, 영화관 관련 시설이나 장비 등이 총 8개의 관 (Hall)에 분산되어 있다. 이렇게 많은 장비들 중에서 필자가 제품이나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좀 있는 분야인 디스플레이 중에서도 ‘방송용 모니터’에 대해 취재해 보았다.
[방송용 모니터]
방송용 모니터의 경우 크게 (1) 영상 제작 현장에서 활용되는 필드 모니터, (2) 방송국이나 스튜디오에 제작 및 모니터링 용도로 활용되는 스튜디오 모니터, 그리고 (3) 색상 보정 등에 사용되는 고사양의 프리시전 모니터 등 크게 3종류로 분류된다.
필드 모니터라고 하면 대게는 카메라 위에 얹어서 카메라의 영상을 보다 큰 화면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소위 Camera-Top 모니터를 연상하게 된다. 5 ~ 9인치 화면크기, 그리고 야외에서도 잘 보이도록 화면 밝기를 대폭 높인 고휘도 LCD 패널을 사용하거나, 햇빛을 막아서 볼 수 있도록 가림막 (Hood)를 장착해서 사용하곤 한다. 그리고 이러한 필드 모니터들은 카메라 감독이 초점 (Focus)이나 노출 (Exposure), 색감 등을 정확하게 설정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다양한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하지만 촬영현장에서 감독 및 다른 스태프들이 영상을 모니터링 할 수 있도록 17 ~ 24인치 정도의 모니터도 많이 사용하는데, 이런 모니터들 역시 고휘도이거나 정확한 컬러를 보여 주는 모니터들이 사용된다. 특히, 요즘은 현장에서 1차적인 색 보정 (Color Grading)을 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프리시전급 24~32인치 모니터가 사용되기도 한다. 이제 필드 모니터 분야는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 중국 업체들이 점령한 상태라 하겠다.
스튜디오 모니터의 경우 보통 다양한 영상 소스를 모니터링 하기 위해 17 ~ 24인치 모니터를 많이 사용해 왔는데, 10여 년 전부터 점차 대형 모니터나 (소비자용) 대형 TV에 멀티뷰어를 연결하여 하나의 디스플레이에 여러 개의 영상 소스를 표시하여 모니터링하는 방식이 크게 늘었다. 여러 장단점이 있지만 편리성과 경제성 측면에서 소비자용 대형 TV에 멀티뷰어를 연결하는 방식이 대세가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스튜디오 모니터는 영상 평가의 기준이라는 측면에서 계속 활용되고 있으며, 모니터링뿐 아니라 영상 편집용으로도 계속 활용되고 있다. 아무래도 전문적인 방송 제작에 있어서는 영상 인터페이스라든지 여러 종류의 지원기능이 중요하기 때문이라 하겠다. 현재 스튜디오 모니터 분야에서도 중국업체들의 비중은 압도적으로 보인다. 가격 경쟁력뿐 아니라 현장에서 사용하기 편리한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신속하게 대응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높은 수준의 영상 품질과 특히 색 재현 능력을 요구 받는 분야가 색 보정 (Color Grading) 작업일 것이다. 현장에서 촬영한 영상을 연출하고자 하는 분위기에 맞게 색을 보정해야 하는데 이 때 활용되는 모니터는 일단 매우 높은 수준의 표준 색 재현이 가능해야 한다. 예를 들어, HD 방송 표준인 ITU-R BT.709, UHD 방송표준인 ITU-R BT.2020, HDR 방송표준인 ITU-R BT.2100 표준의 컬러를 정확히 구현해야 한다. 또한, 다양한 색 조정 기능과 색 변환 기능을 지원해야 하며, 필요시 사용자가 직접 모니터의 색 보정 (Calibration)을 수행할 수 있는 도구 (소프트웨어)가 제공되어야 한다. 매우 영상 재현에 있어서도 높은 수준의 정확성이 요구되기 때문에 프리시전 (Precision) 모니터 혹은 Grade-1 모니터라 불린다. 과거에는 Sony 등 일부 글로벌 대기업에서 독점하던 시장인데 현재는 에이조 (Eizo)나 아수스 (Asus), 애플 (Apple), 델 (Dell)과 같은 소비자용 모니터 제조업체 및 방송용 모니터 후발주자들이 거세게 도전하여 상당한 시장점유율을 가져가고 있다.
방송용 모니터는 이렇게 크게 3가지로 분류될 수 있는데, 이들 3종을 모두 생산하는 회사도 있지만 대개는 이 중 한 두 가지에 특화되어 있다. BIRTV 2026에 참가한 모니터 제조업체들이 전시한 제품을 기준으로 분류를 하자면 아래와 같다.
필드 모니터
스튜디오 모니터
프리시전 모니터
AS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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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OM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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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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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IZ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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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NVI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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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LIP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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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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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RTKE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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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I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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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ETEC/Feel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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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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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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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HUNZHE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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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BIRTV 2026에 출품한 방송용 모니터 제조사들의 주요 제품을 (브랜드 명 기준으로) ABC 순으로 간략히 소개해 보도록 하겠다.
[ASUS]
아수스 (영어로는 에이서스)는 컴퓨터 핵심부품인 마더보드로 시작해 지금은 컴퓨터와 노트북뿐 아니라 모니터 등 다양한 주변기기도 생산하고 있는 대만의 제조업체 브랜드이다. 너무나 유명한 회사라 별도의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다. 10여년 전부터 전문가용 모니터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더니 약 5년 전부터는 방송용 모니터 시장에도 도전하기 시작해서 인상적인 제품들을 내 놓기 시작하였다. 약 6년 전에 Mini-LED를 활용한 32인치 프리시전급 모니터를 테스트해 보고 매우 놀랐던 기억이 있다. 비록 컬러의 정확성 측면에서는 아직 조금 부족했지만, 컬러 관련 기능의 컨셉이 잘 잡혀 있어서 향후 Sony와 Eizo를 뛰어 넘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6년 전의 생각이 이미 현실이 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미 뉴스 등을 통해 알고 있었지만 삼성의 QD-OLED를 채용한 Grade-1급 방송용 모니터들을 전시하고 있었다. 12G-SDI 입력단자까지 갖추고 있어 SDI를 HDMI로 변환해야 하는데 따른 불편함과 손실 (delay 등) 문제도 해결되었기 때문에 이제 방송과 영화 분야에서 사용하는데 주저할 이유가 거의 모두 사라졌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최고의 색 재현력을 자랑하는 삼성의 QD-OLED를 장착하였기 때문에 색재현 범위 (Color Gamut) 및 HDR 영상에서 중요한 다이나믹 레인지 (Dynamic Range) 측면에서도 기존의 Sony OLED 패널을 뛰어 넘는다. 혹은 LG의 WRGB OLED에 비해서도 방송용 모니터로서는 색 재현에서 장점이 많다. 자세한 내용은 나중에 기회가 되면 별도의 리뷰를 통해 다루어 보도록 하겠다.
[ATOMOS]
아토모스 (ATOMOS)는 원래 휴대용 녹화장치로 사업을 시작했는데, 이후 점차 레코더에 디스플레이를 크게 넣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레코더겸 모니터로 만들었다. ATOMOS 레코더는 캐논 5D 등 35mm 풀프레임 센서를 장착한 DSLR 카메라들의 멋진 화질을 HDMI로 받아 PRORESS 등의 고화질 코덱으로 녹화해 줄 수 있었기 때문에 한 때 각광을 받았다. 그리고 어차피 녹화기를 카메라에 올려야 했기 때문에 별도의 모니터를 올릴 공간도 부족했고, 녹화되는 영상을 제대로 보여줄 필요도 있었는데 여기에 스펙과 화질도 좋았기 때문에 ATOMOS의 레코더겸 모니터는 큰 인기를 끌었다.
이러한 인기를 바탕으로 17인치와 24인치 등 더 큰 화면에 레코더를 붙인 제품들을 출시하였고 꽤 많은 사랑을 받기도 했는데, 코로나 19 판데믹 이후로 점차 인기가 줄고 있는 것 같다. BIRTV 전시회에서도 작년에 이어 올해도 작은 부스를 차려 나와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큰 인기를 얻지는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아마 필드 모니터를 훨씬 더 저렴하고 기능적으로 만드는 중국 모니터 브랜드들이 많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미국 모니터 브랜드인 SmallHD는 아예 전시장에서 찾아 볼 수도 없을 정도로 시장에서 밀려나 버렸다.
[DESVIEW]
Desview는 비교적 최근에 등장한 브랜드로 기억된다. 아마도 처음 접한 것이 10년 이하가 아닐까 한다. 하지만 성장 속도는 상당히 빠르다. 카메라를 위한 소형 필드 모니터로 시작하여 지금은 중형 사이즈의 스튜디오 모니터까지 선보이고 있다. 부스 크기로만 봐도 작년의 2배 정도로 큰 부스를 꾸몄다. 작년에도 봤던 것 같기는 한데 부스 한 쪽을 프롬프터로 채웠길래 새로운 사업이냐고 물었더니, 원래 모니터보다 프롬프터 제품을 먼저 시작했다고 한다.
인상적인 것은 매우 다양한 사이즈의 카메라용 필드 모니터를 선보이고 있는데 5.5인치 모니터들의 경우 소비자 가격이 아무리 비싸도 $300가 채 안 된다는 것이고, 대부분은 100~200불 대였다. 중국 업체가 아니면 도저히 불가능한 가격이다. 7인치급도 400불이 안되고, 21~24인치 프로덕션 모니터도 1,000 ~ 1300불 대로 매우 저렴하다.
하지만 이 Desview 같이 가격으로 승부하며 성장해 온 제조사의 제품들조차 기능과 화질 구현에 있어서는 프로급이 되었다. 예를 들어, OLED 패널을 채용한 14인치와 16인치 4K 모니터는 피크 휘도가 1500nit나 되고, 50만대 1의 명암비를 지원한다. 아직 HDR은 온전히 지원하고 있는 못했지만 각종 부가기능 및 컨셉 제대로 잡힌 깔끔한 OSD 메뉴는 (과거 방송용 모니터를 만들었던 사람으로서) 부러운 수준이었다. 또한 프로덕션 모니터로 개발된 제품이라 손잡이, 스탠드, 후드 등 각종 액세서리도 잘 준비되어 있었고, 배터리 마운트와 추가적인 액세서리를 연결할 수 있도록 고안된 디자인이 돋보였다. SDI 및 HDMI 단자가 보호되도록 디자인된 부분도 인상적이었고, XLR 단자와 DC-Out 단자까지 갖춰 촬영현장에서 필요한 거의 모든 니즈가 잘 반영된 제품이라 생각된다.

[EIZO]
그래픽 등 전문가용 모니터로 유명한 일본의 에이조 (Eizo) 브랜드 역시 중국 시장에서는 전시장 한 켠을 지키고 있을 뿐이었다. 원래 에이조의 주력 사업 중 하나는 빠징고 기계라고 하는데, 브라운관 시절부터 높은 컬러 캘리브레이션 기술력을 바탕으로 그래픽용 모니터를 잘 만들기로 유명했다. 이외에도 의료용 및 항공관제용 모니터 등 특수한 제품들을 잘 만드는 업체이다. 하지만 방송용 모니터에서의 영향력은 미미하다. 삼성의 QD-OLED 패널을 받아 프리시전급 제품을 출시하였지만, 확장력은 높지 않아 보인다. ASUS가 12G-SDI까지 통합하는 등 본격적인 방송장비 시장에 뛰어든 반면 Eizo는 여전히 HDMI와 DP 기반이라 방송시장에 진입하는데 제약이 되어 왔다.
[KONVISION]
Konvision도 초기에는 소형 필드 모니터로 시작한 심천의 작은 제조사였지만, 높은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하여 지금은 소형부터 중대형 프리시전 모니터에 이르는 라인업을 갖추게 되었다. 중국 내수와 수출 시장 모두에서 제일 선전하고 있는 브랜드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삼성으로부터 QD-OLED 패널을 공급받아 최상급 프리시젼 모니터를 만든 회사들 중 하나가 될 정도로 성장한 것이다. 4K를 넘어 12G-SDI 4개를 통해 8K 영상까지 입력 받을 수 있는 모니터를 만들었고, SDR과 HDR 등 컬러 처리 능력도 일취월장하였다.
주목할 점은 이 회사가 작년에는 7인치 고휘도 LCD 패널을 장착한 소형 레코더 겸 모니터와 이 레코더 2개를 하나의 세트로 묶은 제품을 선보이기도 하였다. ATOMOS가 오랫동안 장악해 온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아직 시장의 반응이 그리 뜨겁지는 않은 것 같은데 이러한 도전은 매우 높이 살 만하다. 사실 필자도 오래 전에 TVLogic 사업부를 이끌면서 레코더를 모니터에 통합하려 기획하고 기술적 기반을 마련하기도 했었다. 여러 사정으로 인해 결실을 맺지 못했는데, Konvision 같은 작았던 회사가 열심히 개발해서 도전하는 모습을 보자니 참으로 부러웠다.
[LILIPUT]
중국 업체들의 브랜드 작명은 언제 들어도 낯설다. Desview, Liliput, Osee, Feelworld 등등 도대체 왜 이런 이름을 지은 것인지 감이 잘 오질 않는다. 하지만 그게 뭐가 중요한가? 품질 좋고, 가격 저렴하면 소비자로서는 최고다. Liliput 역시 위에 열거한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소형 필드 모니터에서 시작하여 중형 프로덕션 모니터까지 확장한 경우이다. 경쟁 업체들과 특별히 차별화되는 점은 없지만 무난한 성능과 무난한 가격으로 꾸준히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OSEE]
회사명 Beijing OSEE에서 OSEE를 그대로 브랜드로 사용하고 있다. 이 회사의 경우 중소형 프로덕션 모니터로 시작해서 지금은 소형 필드 모니터까지 확장한 것으로 기억한다. 최근에는 이 회사도 모니터 이외에 비디오 스위처 등으로 품목을 다각화시키고 있다. 비디오 스위처의 경우 GoStream이라는 브랜드를 붙였는데 (역시 비디오 스위처 전문업체에서 OEM을 받은 것이겠지만) 그래도 컨셉을 잘 잡아 쓰기 좋은 듯 보인다. 시장에서도 좀 판매가 되는 것 같다.
[PORTKEYS]
약 10년 정도 전에 전시회에서 처음 봤던 것으로 기억한다. IBC 전시회에 1개 부스로 출전했던 기억이 난다. 소형 고휘도 필드 모니터에 특화한 업체로 필자가 TVLogic에 근무할 때부터 눈여겨 보던 브랜드인데 그 간 많이 성장한 것 같다. 개별 제품에 대해서는 홈페이지에서 충분한 정보를 얻을 수 있으므로 이 지면을 통해서는 이 Portkey 브랜드가 전시하는 모습을 전달하려 한다. 작년에도 거의 같은 컨셉이었는데, 큼직한 부스의 벽 양면에 상당히 많은 정보를 직관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이 제품을 사면 어떤 좋은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떤 카메라들과 호환이 잘 되는 지를 높은 벽면을 가득 채워 보여주고 있다. 멋있다고 할 수는 없을 지 몰라도, (전시 해 본 사람 입장에서, 그리고 부스 앞을 지나가며 빠르게 훑어 보게 될 참관객 입장에서 봤을 때) 상당히 효과적인 방법이라 생각된다. 본 받을 만하다.
[RUIGE]
Ruige 역시 소형 필드 모니터에서 시작하여 중대형까지 확장한 브랜드이다. 다른 몇몇 브랜드와는 달리 필드 모니터, 혹은 프로덕션 모니터에 특화된 제품과 액세서리를 통해 전문성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이 칭찬할 만 하다. 같은 32인치 모니터라도 필드용은 Action이라는 서브 브랜드로 분리하여 판매하고 있는데 거친 촬영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튼튼한 모니터를 추구한다. 또한 세로 방송을 위한 고해상도로 모니터링 할 수 있는 3분할 모니터도 쓸만해 보인다.
[SEETEC/Feelworld]
중대형 스튜디오 모니터를 생산하던 SEETEC과 소형 필드 모니터를 주로 생산하던 Feelworld는 수년 전 합병하였다. 저렴한 가격과 다앙한 제품 라인업으로 경쟁력이 높아진 것으로 보이는데, 최근에는 비디오 스위처, PTZ 카메라 및 컨트롤러 등의 제품을 추가함으로써 더욱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제품들은 자체적으로 개발한 것이 아니라 스위처나 PTZ 카메라 전문 제조업체로부터 OEM으로 납품을 받은 것이라 구색 갖추기에는 좋으나 특별한 차별화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SONY]
SONY는 아직 모니터 제품 라인업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이번 BIRTV에서는 모니터 제품군에 대한 별도의 코너를 만들지도 않았고, 카메라의 영상을 보여 주기 위해 사용된 다양한 모니터에 대해서도 어떤 설명도 부착하지 않았다. 최소한 중국시장에서는 모니터 사업을 포기한 것이 아닌가 싶다. 이것은 중국 정부가 방송장비에 대해 국산만 사용하도록 강제하고 있는 현상과도 관계가 있지만, 수 많은 중국 브랜드들과 경쟁하기 힘든 수준이 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만큼 중국산 모니터들의 수준이 올라왔고, 그에 비해 가격은 Sony 제품의 절반 이하라 판매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SWIT]
SWIT 역시 소형 필드 모니터부터 시작한 중소기업이다. 지난 10여 년간 꾸준하게 비즈니스를 하고 있기는 한데 성장에 한계가 있어 보인다. 이미 수년 전부터 모니터 이외에 배터리, 무선 송수신기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하며 사업다각화를 하고 있지만 모니터 자체의 경쟁력은 DESVIEW 등 후발 주자에 밀리는 모양새다.
[ZHUNZHENG]
Zhunzheng의 부스는 항상 거대하다. 부스만 본다면 전세계 방송용 모니터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의 위상일 것 같지만 사실은 (필자가 보기에는) 허세다. 이 회사는 중국에서는 Zhunzheng이라는 브랜드로 팔고, 해외에서는 Flanders 혹은 FSI라는 브랜드로 판매한다. 중국 업체는 모니터의 개발과 제조와 중국내 판매를 담당하고, 제품의 기획과 컬러 캘리브리에션 등은 FSI라는 미국 판매사에 의존해 왔다. FSI가 무슨 대단한 컬러 기술을 가진 회사는 아니지만 앞선 컨셉과 꽤 영악한 방법으로 (당시 컬러에 대해 무지했던) 중국 업체와 잘 협력하여 꽤 쓸만한 수준의 컬러가 나오는 방송용 모니터를 만들게 된 것이다. 사실 이것도 대단한 것이다. 어쨌든 이런 이유로 인해 BIRTV에서 컬러 캘리브레이션 관련 데모와 세미나는 항상 FSI 직원들이 주도해 왔다. 문제는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를 대상으로 브랜딩, 마케팅, 영업을 하기에는 FSI라는 가족 회사의 한계가 분명하다는 것이다.
[이거 대단한데!]
사실 이번 BIRTV 전시회에서는 특별히 새로운 제품이나 새로운 기술적 이슈는 없었다. 방송용 모니터 역시 기술적으로, 그리고 시장적으로 성숙할 데로 성숙해 있어 많은 업체들이 배터리, 조명, PTZ 카메라, 비디오 스위처 등 사업다각화에 나서고 있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필자가 “앗, 이건 대단한데!”라고 느끼게 된 것은 전시회장이 아니라 시내의 한 쇼핑몰에서 휴대폰 가게를 구경할 때였다.
중국의 한 휴대폰 회사에서 짐벌 카메라가 내장된 휴대폰을 출시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이미 DJI의 OSMO와 같은 포켓 짐벌 카메라가 수년 전부터 큰 인기를 끌어 왔다. 이걸 휴대폰에 접목시킨 것은 괜찮은 아이디어일 수도 있겠지만, 제품의 가격이 꽤 비싸 차라리 필자라면 OSMO를 따로 한 대 사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정착 필자가 “이거 대단한데”라고 느낀 부분은 이 짐벌 카메라가 아니라 카메라에 접목한 ‘ARRI의 Color Look’이었다. 카메라의 하드웨어와 함께 소프트웨어까지 차별화한 것인데 LUT라는 옵션을 눌러 보면 여러 종류의 ARRI Look 중에 하나를 선택하여 내 사진이나 영상에 그 Look을 입힐 수 있게 해 준 것이다. 단지, 영화용 카메라와 조명으로 유명한 ARRI의 카메라 색감을 휴대폰에 접목한다는 것이 일반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 지는 모르겠다. 아마도 어떻게 마케팅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이는데, 필자에게는 이 휴대폰 카메라의 ARRI LUT가 LEICA 렌즈를 휴대폰에 접목한 것보다 더 신선하게 느껴졌다.